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Journal Intime 2009. 12. 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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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파리에서.
몇일인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파리에 눈이 가득 내렸었다.

파리는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
겨울이면 회색으로 음산해지는 파리를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는 이런 회색이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너무나 예쁜 아가씨가 회색의 코트를 입은채 단정히 자신의 갖가지 색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을 감춘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코트 속에 감춰진 달콤함이 파리의 겨울이다.
몽파르나스의 작은 카페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거리고, 오데옹과 생 미쉘의 비스트로에서 식사를 마치고 마주하는 따뜻한 커피, 그리고 따스한 노란 불빛과 함께 사람들의 웃음과 대화가 넘치고, 타르트, 케익들은 흰 테이블 위에서 반짝 거린다.

그리고... 아주 가끔 파리에 눈이 내리면,
파리는 더욱 몽상적인 곳이 된다.
물론, 교통체증과 질퍽거리는 눈을 불평하기도 하지만, 하얀 눈은 이방인의 눈에는 마냥 낭만적인 요소일 뿐이다.

파리의 획색빛 하늘아래 소복히 쌓인 눈을 밞으며 걸었던 2004년 파리.
이때만 해도 1년뒤에는 이곳에 있지 않을거란 생각을 못했었었다.

지금 서울에 눈이 내린다.
작은숲 창에서 보는 눈내리는 안국동의 모습이 잊고있었던 파리의 눈오는 날을 내 기억속에서 끄집어 냈다.

안녕 파리!
잊지않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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